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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30일 한국에 다시 입국 후 이야기를 오랜만에 떠올리며 써본다... ^^

2020년 4월 1일 시에서 마련해준 호텔에서 1박을 하면서 코로나 검사 결과, 무증상자라고 판정 받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해외에서 입국한 자들은 자가격리를 무려 2주나 해야했다는 사실이 지금 새삼 놀랍다.

 

3년이 지나~ 2023년 8월 현재는 코로나는 유행 독감 취급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여전히 코로나 확진이면 1주일 격리를 하고 요양병원이나 산부인과 등 마스크를 꼭 착용하거나 PCI, 자가진단 키트를 통해 무증상을 확인해야 이용할 수 있는 곳들도 있다.

 

이제 코로나를 크게 무서워하진 않는다.

2020년 당시엔 마스크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마스크 구매에 대한 제한을 두기도 했다 (지금은 마스크가 차고 넘친다)

 

격리숙소에서 나가면 집으로 돌아가야하는데, 당시에는 집에서도 어떻게 자가격리를 할 수 있는지 문제였다.

한 집에 같이 사는 한 100% 격리는 불가능했고 당시엔 무증상자라도 혹시모를 감염 전파 가능성이 있는지라

부모님 집으로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었다. 

 

마침 어머니가 살고 있는 빌라 3층 옆 호가 비었다고 하여 집주인의 배려로 2주간 신세를 지기로 헀다.  

한동안 비어있던 집이다보니 오랜만에 수도를 열었더니 녹물이 니왔었다..

방 하나에 화장실 하나, 전형적인 원룸이었고 짐을 풀자마자 긴장이 많이 풀렸다.

드디어 집, 고향에 왔다는 안도감이었을까? 허무함, 막막함, 허탈함 등등..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지나갔다.

그래도 감상에 빠질 시간 없이 짐도 풀고 어머니의 사랑과 잔소리(?)를 받아내야했다 ㅎㅎ

다행히 같은 층 옆 호실에서 자가격리를 하기 때문에 옆집에서 어머니의 물건을 공수해와 생활했다.

 

결혼하고 훌쩍 떠난 작은아들과 며느리가 돌아왔는데 자가격리 때문에 수발을 도맡아야 하는 어머니, 복도 없으시다. 

우리는 오랜만에 한식, 집밥을 마음껏 먹으며 무럭무럭 살이 붙었다.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하루 1번 자가격리에 대한 보고를 하고 누워만 있으니 몸이 굳어갔다.

어머니가 사용하던 자전거까지 얻어와 다리라도 움직였다. 

책상도 없지만 노트북을 꺼내 세상물정도 파악하며 다음 계획을 실천하기로 했다.

뉴질랜드에서 미래를 고민할 때도 틈틈이 경력관리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왔기 때문에

언제든 취업 준비에 필요한 자기소개서, 경력증명서 등을 output 할 수 있도록 정리해왔다.

 

나의 전공을 살려 현실적으로 갈 수 있는 회사의 리스트를 파악하고 있는데?

2020년 4월 2일, 운명처럼 00공단의 채용공고가 올라왔다.

 

(합격 당시에는 마치 내가 엄청 대단한 사람처럼 느껴져 나의 방식이 옳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 겸손함을 되찾았다.

나는 그냥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라 내 사례를 일반화 할 수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인터넷 연결을 해내기 위한 노력..)

 

어머니의 사랑을 기억하고자 블로그에 남긴다. 

(매번 밥상을 차려 현관 앞에 두시고 벨을 누르면 우리가 가지고 들어왔다. ㅎㅎ..)

한국인의 피는 속일 수 없는지 각종 김치가 왜이리 맛있던지..

맛있다고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 먹었더니 갑자기 알러지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금방 나았다.

여기서 머무는 2주동안 자기소개서 초안을 열심히 작성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의 신혼 추억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자가격리 시간도 무의미하지 않았기에 지금에 감사하며 회사생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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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더 자주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 고민하며 '자주부부'라고 부르며

신혼여행으로 떠난 1년 3개월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기록을 티스토리에 1일1포스팅하고 있(었)습니다.

20년 3월에 한국에 돌아와 먹고 살다보니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지금은 미뤄둔 방학일기 쓰듯 여유를 가지고  쓰고 싶을 때 쓰고 있네요. ㅎㅎ

딱히 재미는 없을지라도 90년대생 젊은 부부는 이렇게도 살았네~ 생각해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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